애송시 100편(51편~100편)(조선일보) [제 51편] 타는 목마름으로-김지하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 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국소리 호르락소리 .. @글/시모음 2008.03.23
함께 읽는 시(1~50) [001] 슬픔이 기쁨에게 / 정호승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 주겠다.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 단 한 번도 평등.. @글/시모음 2008.01.30
애송시 100편(1편~50편)(조선일보) [제1편] 박두진 '해'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넘어 산 넘어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넘어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앳된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달밤이 싫여, 달밤이 싫여, 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밤이 싫여, 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나는 싫여….. @글/시모음 2008.01.29
봄(곽재구 시) 봄 다시 그리움 일어 봄바람이 새 꽃가지를 흔들 것이다 흙바람이 일어 가슴의 큰 슬픔도 꽃잎처럼 바람에 묻힐 것이다 진달래 꽃편지 무더기 써갈긴 산언덕 너머 잊혀진 누군가의 돌무덤가에도 이슬 맺힌 들메꽃 한 송이 피어날 것이다 웃통을 드러낸 아낙들이 강물에 머리를 감고 오월이면 머리에 .. @글/시모음 2008.01.18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린다(이성부 시)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린다 -이 성부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리는 것은 살아갈수록 내가 작아져서 내 눈도 작은 것으로만 꽉 차기 때문이다 먼데서 보면 크높은 산줄기의 일렁임이 나를 부르는 은근한 손짓으로 보이더니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봉우리 제 모습을 감춘다 오르고 또 올라서 정수리에 서는데 .. @글/시모음 2007.12.11
[漢詩]역수에서 이별하며(於易水送人) 於易水送人(어역수송인) 역수에서 이별하며 -駱賓王(낙빈왕) 此地別燕丹(차지별연단) 여기에서 연나라 태자 단과 이별할 때 壯士髮衝冠(장사발충관) 장사의 머리털이 관을 뚫었네 昔時人已沒(석시인이몰) 옛 사람들은 이미 이 세상에 없는데 今日水猶寒(금일수유한) 오늘도 역수는 여전히 차구나 *駱.. @글/한시모음 2007.12.07
[漢詩]유배지에서 뒤늦게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配所晩妻喪) 配所晩妻喪(배소만처상) 유배지에서 뒤늦게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김정희(金正喜) 聊得月老訴冥府(요득월노소명부) 월하노인 통해서 저승세계에 하소연해 來世夫妻易地爲(내세부처역지위) 내세에는 우리 부부 바꾸어 태어나리 我死君生千里外(아사군생천리외) 내가 죽고 그대가 살아 천리 밖에서 .. @글/한시모음 2007.12.07
[漢詩]나그네(有客) 有 客 나그네 -김시습(金時習) 有客淸平寺(유객청평사) 청평사에 찾아든 나그네가 있어 春山任意遊(춘산임의유) 봄 산을 멋대로 노닌다 鳥啼孤塔靜(조제고탑정) 새는 우짖는데 외로운 탑은 고요하고 花落小溪流(화락소계류) 꽃은 작은 시냇물에 떨어지네 佳菜知時秀(가채지시수) 보기 좋은 산나물이 .. @글/한시모음 2007.12.07
[漢詩]江家(강가의 집) 江 家 강가의 집 -金炳淵(김병연) 船頭魚躍銀三尺(선두어약은삼척) 뱃머리에 물고기 뛰어오르니 은이 석자요 門前峰高玉萬層(문전봉고옥만층) 문 앞에 산봉우리 높으니 옥이 만 층이라 流水當窓稚子潔(유수당창치자결) 창 바로 앞에 물 흐르니 어린아이는 늘 깨끗하고 洛花入室老妻香(낙화입실노처향.. @글/한시모음 2007.12.07
[漢詩]풍락정에서 봄을 즐기다(豊樂亭遊春) 풍락정유춘(豊樂亭遊春) 풍락정에서 봄을 즐기다 - 구양수(歐陽修) 紅樹靑山日欲斜(홍수청산일욕사) 붉은 나무 푸른 산에 해가 지려하는데 長郊草色綠無涯(장교초색녹무애) 넓은 들녘의 풀빛은 끝없이 초록빛이구나 遊人不管春將老(유인불관춘장노) 상춘객은 봄이 깊어가는 것도 상관하지 않고 來往.. @글/한시모음 2007.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