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을 넘으며
-최성수 시
기차도 숨이 차다는 대재를 넘으면
일찍 찾아올 가을이 길섶
들국화 무더기에 숨어 웃고 있다.
흔들리지 말자며 손 잡던 사람들
돌아서버린 아침
산 굽이마다 불어오는 찬 바람
나뭇잎 어느새 마른 손 흔들고
흰 갈대들 앙상하게 머릿결 날리는
가을 소백산
두고 온 세상의 아픈 이야기 모두
지친 숨결에 나누어 뿌리며 오르다
돌아보면
아, 떨어져서가 아니라 모여서
산맥을 이루는 첩첩 저
산들
(1992년 실천문학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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