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시모음

소백산을 넘으며(최성수 시)

푸른솔♬ 2007. 11. 26. 20:51

소백산을 넘으며

 

                 -최성수 시

 

 

기차도 숨이 차다는 대재를 넘으면

일찍 찾아올 가을이 길섶

들국화 무더기에 숨어 웃고 있다.

 

 

흔들리지 말자며 손 잡던 사람들

돌아서버린 아침

산 굽이마다 불어오는 찬 바람

 

 

나뭇잎 어느새 마른 손 흔들고
흰 갈대들 앙상하게 머릿결 날리는

가을 소백산

 

 

두고 온 세상의 아픈 이야기 모두

지친 숨결에 나누어 뿌리며 오르다

돌아보면

 

 

아, 떨어져서가 아니라 모여서

산맥을 이루는 첩첩 저

산들

(1992년 실천문학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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