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8월 14일(금)]
...새벽 4시 경에 일어나 식사준비를 한다. 식사라야 라면을 끓여 먹는 것. 평소에는 라면을 무척이나 싫어하지만, 산에서만은 라면만큼 간편한 요기꺼리가 없다. 그 옛날 20대 초반 시절에 지리산엘 오면, 그 때는 변변한 대피소가 없던 시절이라(물론, 법계사 밑에 개인산장이 하나, 장터목에 하나, 세석에 하나...가 있었지만 지금처럼 현대식으로 깔끔하게 지어진 건물이 없었다는 뜻...)텐트를 지고, 몇 일 먹을 쌀과 통조림, 감자 등의 부식을 지고 다녔다. 세월이 무척이나 많이 흐른 지금에는 햇반같은 것도 생겨서 어느 정도 간편해졌는데, 정말 짐이 무거우면 쌀 대신 오늘처럼 라면으로 때우면 될 일이다.
...취사장 가에는 비닐을 뒤집어쓰고 아직도 잠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있다. 날이 아직 밝기 전이라 혹시 자는 사람을 밟을세라 요리 조리 조심해서 오고 간다. 대피소로 들어오는 길목도 평지라 자리를 깔고 침낭을 뒤집어쓰고 아직까지 자는 사람들이 있다. 갈 길이 멀지 않다면 저렇게 느긋하게 행동해도 되겠지.
#152. 출발을 앞두고 세석대피소 앞에서.
#153. 출발하기 전 가야할 남부능선의 운해를 바라본다.
#154. 남부능선의 운해 (줌-인)
#155. 거림과 의신 , 세석대피소 삼거리의 이정표
#156. 음양수에서 바라본 남부능선의 운해 1
#157. 음양수에서 바라본 남부능선의 운해 2
#158. 음양수에서 바라본 남부능선의 운해 3
#159. 눈 앞에 다가온 듯이 가까운 남부능선과 삼신봉
#160. 음양수에서 바라본 남부능선
#161. 음양수 상단의 제단
#162. 음양수의 이정표
#163. 음양수. 장마철이라 수량은 풍부하다.
...음양수에는 '호야와 연진'의 전설이 녹아있다. 먼 옛날 산아래 대성골에 호야와 연진이라는 부부가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이들 부부에게는 자식이 없었는데 어느 날 곰 한 마리가 나타나 연진에게 세석평전에 있는 신비의 샘물인 음양수를 마시면 아기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진이 음양수를 찾아 마시자 이 사실을 안 호랑이가 지리산 산신령에게 고해 바쳤다. 크게 노한 산신령은 음양수의 비밀을 알려 준 곰을 토굴 속에 가두었고 음양수를 마신 연진에게는 세석평전의 돌밭에서 평생동안 철쭉을 가꾸라는 벌을 내렸다. 세석평전의 철쭉이 아름다운 것은 연진이 평생동안 가꾼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연진은 훗날 촛불을 켜놓고 지리산 산신에게 용서를 구하다가 돌이 되었는데, 그 전설이 깃든 봉우리가 세석평전 옆의 촛대봉이다.
#164. 건너편의 촛대봉(좌)과 시루봉(우)
#165. 영신봉(좌)과 촛대봉(우)
#166. 세석대피소 위의 하늘에는 새털구름이 가득하다.
#167. 이젠 아스라이 멀어진 세석대피소
#168.
#169.
#170.
#171. 의신 갈림길의 이정표
#172. 석문
#173. 거림골의 아침 풍경
#174. 한층 가까워진 삼신봉
#175. 뒤돌아보니 기암괴석이...
#176. 칠선봉
#177. 칠선봉-영신봉-촛대봉-시루봉
#178. 비박굴
#179. 청학동 6.7km
#180. 청학동 6.1km
#181. 단천골
#182. 단천골
#183. 삼신봉 능선
#184. 단천골
#185.
★삼신봉까지 30~40분 거리의 산길은 성인 남자 키 이상의 높이로 웃자란 나뭇가지와 산죽, 덩쿨이 등로를 막아 길이 잘 보이지 않았으며 진행을 방해하여 상당히 성가시기까지 했다. 긴팔 상의를 입는 것이 좋을 듯.
#186.
#187. 삼신봉 아래의 추모비
#188. 단천골과 멀리 지리산 주능선
#189. 삼신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주능선
#190. 삼신봉에서 바라본 천왕봉
#191. 삼신봉에서 바라본 영신봉과 촛대봉
#192. 삼신봉
#193. 천왕봉
#194. 여기서 상불재까지 5km.
#195. 삼신봉에서 바라본 청학동
#196. 삼신봉에서 바라본 외삼신봉. 낙남정맥길이 저 곳으로 이어진다.
#197. 삼신봉 정상. 정상석 앞에는 제단이 있고, 그 앞은 널찍하고 평평한 바위가 있어서 좋다. 배가 고파 간식을 내어 먹으려니 다람쥐 한 마리가 내 눈치를 살피며 주위를 맴돈다. 일부러 과자 부스러기를 흘려본다. 도토리나 까먹고 살 일이지...야생동물이 이런 과자에 맛들이면 안되는데...
#198. 내삼신봉
...고운은 천년 전 사람일세
수행을 닦아 학을 타고 하늘로 갔다지
쌍계에는 옛 자취만 남아 있고
흰 구름 골짜기에 자욱하여라
미미한 소인 높은 풍채 우러르니
이끌리는 마음 자주 일어나네
낙화유수와 같은 시를 낭낭하게 읊으니
호방한 기상 진중의 풍류도 누르겠네
어찌하면 이 어수선함을 떨쳐버리고
고운과 함께 푸른 하늘에서 놀아볼까나.
-청학동에서 최고운을 찾다. 고봉 기대승(1527~1572)
*고운(孤雲) : 최치원. 신라시대 사람
#199. 내삼신봉에서 바라본 삼신봉. 여기서 보니 삼신봉 정상에서 등산객 2명이 보인다. 오늘 산행 시작하고 사람 구경은 처음이다.
#200. 내삼신봉에서 바라본 가야할 능선. 실제 상불재까지 만만치않은 거리이다.
#201. 내삼신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남부능선과 덕평봉-칠선봉-영신봉-촛대봉-연하봉-제석봉-천왕봉 능선
#202. 내삼신봉에서 내려서는 로프구간
#203. 송정굴
#204. 쇠통바위
#205.
#206. 오른쪽으로 우회해서 가야하는 엄청나게 큰 암봉.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렸는지 암봉으로 오르는 길이 빤질거린다.
#207. 독처럼 생겼다. 독바위 앞에서 새끼 독사 한마리 발견. 도망가는 듯 하더니 나무뿌리 사이에 숨어있다. 스틱으로 툭툭 건드렸더니 그제서야 스르르 도망을 간다.
#208.
#209. 올 봄 4월에 국립공원입산금지에 묶여 청학동에서 이 곳으로 길 없는 능선을 치고 바로 올라왔었다. 그 때 제일 앞섰던 산대장이 바위틈의 살모사를 발견하고는 '억~'하고 소리를 질렀던 기억이...이 곳 능선은 특히 뱀을 조심해야 할 것 같다.
#210. 까치살모사, 쇠살모사 주의
#211. 바위전망대에서 바라본 관음봉-거사봉-성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212. 바위전망대에서 바라본 성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213. 바위전망대에서 바라본 청학동 풍경
...무거운 배낭을 메고 남자 등산객 한 사람이 올라 온다. 일부러 인기척을 낸다. 산행을 하다보면 산 속에서 만나는 사람이 반가울 때도 있고, 무서울 때도 있다. 그 때의 심리상태에 따라 다르다. '어디서 오세요?'하고 물으니 '쌍계사에서 온다'라고. 그러면서 내게는 '선생님은 어디서 오세요?'라고 하기에 '세석에서 옵니다. 쉬었다 가세요' 했더니 '네' 하더니 그냥 위로 사라진다. 갈 길이 멀어서일까?
#214. 하동 독바위
#215. 이 줄 뒤로 들어가면 상불재로 둘러가지 않고 내원재 쪽으로 갈 수 있다.
#216. 상불재의 이정표
#217. 상불재
...상불재에서 계곡으로 내려서다가 올라오는 남자등산객 한 사람, 좀 더 있다가는 부부등산객을, 그리고 한참을 내려갔더니 늙수그레한 아저씨가 길 바닥에 배낭을 열어놓고 음식을 먹고 있다. 벌써 지친 모양이다.
#218. 쌍계사로 내려가는 계곡길
#219. 무명폭포. 물이 좋아 이 곳에서 알탕을~
#220.
#221.
#222. 불일암과 상불재 갈림길. 불일암과 불일폭포는 오늘은 생략한다.
#223. 갈림길의 이정표
#224. 불일휴게소의 돌탑. 햇빛 속으로 걸어나가니 햇살이 강해 피부가 따끔거린다.
#225. 봉명산방(鳳鳴山房 : 불일휴게소). 작고한 소설가 정비석씨가 지어진 이름이라 한다. 변규화옹이 30년을 지키고 있다.
#226.
#227. 마족대
#228.
#229.
#230. 쌍계사 옆의 개울
#231.
#232. 여기서도 증명사진을 남기고.
#233.
#234.
#235.
#236.
...주차장에 도착하면 냇가에 가서 땀 흘린 몸을 좀 씻어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주차장으로 가는 다리를 건너자 말자 시외버스 대는 곳을 쳐다보니 차가 하나 서 있다. 혹시나 해서 가보니 부산 가는 버스가 아닌가? 출발시간은 2시 20분이라...급히 매표소에 가서 차표를 끊고 차에 올라타니 기사가 내가 맨 커다란 배낭을 보더니 버스 밑에 있는 짐칸에 실어라고 큰 소리를 한다. 시외버스 한 두번 타고 다닌 것도 아니고 좌석 반 쯤은 비어서 갈 거면서 뭐 그러냐고 했더니 막무가내로 짐칸에 실어란다. 짐칸을 열어보니 새카만 먼지투성이다. 할수 없어 가지고 다니던 얇은 비닐을 깔고 배낭을 눕힌다. 속으로 **&^^$#@라고 하면서...(부산 가는 영화여객 버스 기사 불친절하더라...)
#236. 산행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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